꽃마다 향기가 있듯 사람도 향기가 있지. 어떤 이는 낙엽 타는 냄새가 나고, 어떤 이는 누룽지의 구수함이 배여 있고, 어떤 이는 너그러운 도량이 배여 있지.
스쳐 지나쳐도 꽃향기가 밴 사람. 쳐다만 봐도 호수를 느끼고 처음 만난 사람인데 남 같지 않은 사람, 내 맘까지 차분하게 평화를 주는 사람, 우연한 손 내 밈에 손잡을 수도 있고, 손 내밀며 악수해도 피하고만 싶은 사람도 있다. 몇 줄의 글만으로 상쾌함이 전해오고 한마디 말만으로도 편안함을 전해오는 사람이 있다.
살면서 문득문득 사람 냄새가 그리운 날. 바둥바둥 세상살이 그냥그냥 서러운 날, 사람 냄새 그리워져 군중 속에 끼어본다.
사과 향에, 국화 향에, 산뜻한 오렌지 향에, 사람들은 좋은 향에 세상은 활기차다.
군중 속의 고독인가? 나의 향은 어디 갔나? 소박한 일상 속의 솔직한 내 모습은 도로 옆에 먼지 앉은 볼품없는 꽃 되었나? 먼지 묻은 내 향기는 비가 와서 씻겨 환한 웃음 지으며 다시 나를 찾으려나?
다소곳이 미소 띤 채 그냥그냥 살고픈 데, 소박한 들꽃 내음 있는 듯이, 없는 듯이, 그냥그냥 사람 냄새 내 향이면 좋겠는데, 이제 돌아본 듯 바람 앞에 부끄럽네.
뒹구는 낙엽조차 제 향기 자랑하네. / 좋은 생각 중에서 -
